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줄거리
2023년 2월 개봉한 러브 로맨스 영화로, 주인공인 준호와 아영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커플은 대학교 때 캠퍼스 커플로 시작해서 30대가 되어 버린 커플이다. 준호는 몇 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아영은 그런 그의 뒷바라지를 위해 그림이라는 꿈을 포기하고 부동산에서 일을 하고 있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장기 연애를 하는 두 사람은 사소한 사건으로 시작된 싸움으로 인해 헤어짐을 맞이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오랜 기간 연애를 하던 두 사람이 이별을 하게 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별 뒤에 준호는 하던 공무원 준비를 그만두고 친구의 술집에서 일을 하며 생활을 이어 가고 있고, 아영 또한 이전에 하고 있던 부동산 일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새로운 연인을 만나게 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 모두 이별한 상대와 정반대 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뒷바라지를 해주며 틈만 나면 잔소리를 했던 아영과는 다르게 친구 같으면서도 간섭을 안 하는 자유로운 대학생 여자친구를 만나게 된 준호와 자신이 챙겨주지 않아도 챙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아영은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영화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주인공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느낌을 보여준다. 헤어지고 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아영은 자신의 태블릿을 돌려받기 위해 준호에게 연락을 하게 되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아영의 작업실로 가져다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두 사람이 헤어진 이후에 그제야 연락처에서 상대방의 이름을 지우게 된다.
상대방을 위한 선택과 자신을 위한 선택
영화 초반 설정을 살펴보면 늦은 나이에 공무원 준비를 시작하게 된 준호를 위해서 아영은 자신의 꿈인 그림까지 포기하며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공부하는 준호를 위해 뒷바라지하며 원치 않는 일을 하는 아영을 더 응원하게 되고, 준호는 아영에게 잘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게끔 한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준호의 모습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보다는 친구들을 만나서 놀거나 배달 일을 하면서 공부보다는 돈을 벌려고 하는 모습이 더 보였기 때문이다. 아영의 입장에서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에서 준호는 아영에게 '나도 그림을 다시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통해서 아영과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원하던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자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선택보다는 서로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자주 언급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등장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한 선택을 했기 때문에 싸우면서도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고 있는데'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 나의 의지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것이 되어 일이 힘들 때마다 그 사람을 탓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제목의 의미 및 결말
영화 초반에서 주인공들의 헤어짐으로 시작 되었는데 왜 이런 애매모호한 제목으로 지었는지 관객들은 궁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인공들이 이별 후 각자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만 보였던 행복하고, 수줍은 표정은 그들의 연애 초반에도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고 둘이 함께 있는 장면에서 행복한 표정은 찾아볼 수가 없다. 둘의 다툼이 붉어지기 전부터 이들은 이미 헤어진 사이와도 같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에서 전혀 사랑이 느껴지지 않았다. 결말에는 약간의 반전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아영에게 설렘을 준 새로운 남자 경일은 사실 유부남이었고, 이를 아영이 친구를 통해 듣게 되고 사실을 확인한다. 경일은 서둘러 이혼 중이라고 부인하지만 아영은 배신감을 느끼며 뒤돌아서게 된다. 이별 1년 뒤, 아영이 준호에게 태블릿을 돌려받을 때 준호가 어깨 담이 와 계속 한 방향만 바라보고 있다가 아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담이 풀리게 된다. 7년 연애 끝에 남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담'에 은유한 것으로 생각된다. 장기 연애와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30대 이상 오랜 기간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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